처음에 책 표지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킹핀이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었다. ‘10개의 볼링 핀을 모두 쓰러뜨리기 위해 노려야 할 핀은 가장 앞에 있는 1핀이 아니라 1핀과 3핀 사이에 있는 5핀, 바로 킹핀이다’. 책 초반 부분을 읽으며 비로소 ‘킹핀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점점 더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어떨지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금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순간. ‘경영학’ 전공자로서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그야말로 효율적인 ‘경영’을 하기 위한 모든 핵심 비법들이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여러 사례들이 책 속에 소개되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대표 사례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제나라 왕을 이긴 손빈의 순서 바꾸기 전략’과 ‘서비스 업계의 역사를 새로 쓴 한 청소부의 노트’ 이다. 먼저 ‘제나라 왕을 이긴 손빈의 순서 바꾸기 전략’은 그야말로 경쟁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기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효과적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한 마디로 즉 ‘안될 건 깨끗이 버리고 이길 수 있는 싸움에 집중하자’ 라는 것이다. 사례를 보면 전기 라는 장수에게 어느 날 제나라 왕이 기사경주 게임을 제안하였다. 게임 방식은 총 3게임을 하여 2게임을 이기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으로서, 전기는 아무리 자신의 말이 훌륭하더라도 제나라 왕의 것과는 비교가 안되기에 일찌감치 낙담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여기서 식객이었던 손빈이 전기에게 중요한 조언을 해준다. 그것은 바로 ‘말의 순서’를 바꾸라는 어찌 보면 가장 단순한 조언이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조언의 효과는 엄청나 결국 전기는 제나라 왕과의 기마경주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 이유인 즉슨 일반적으로 3게임을 하게 될 경우 처음에 가장 강한 말을 내놓고 다음에 중간 말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약한 말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손빈은 ‘이길 수 있는 싸움에만 집중하자’ 라는 방식으로 첫 게임에 가장 약한 말을 내놓아 패배를 미리 예상케 하였다. 그러나 두 번째 게임에서 상대가 중간 말을 내놓을 때 전기는 가장 강한 말, 세 번째 게임에서 상대가 가장 약한 말을 내놓을 때 전기는 중간 말을 내놓을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2승 1패 전기의 승리가 된 것이다. 이처럼 단순한 순서 바꾸기도 조직의 핵심 성공 전략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조직이 약한 분야는 깨끗이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자신 있고 강한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경쟁 시장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두 번째 사례인 ‘서비스 업계의 역사를 새로 쓴 한 청소부의 노트’를 보면 아무리 조직의 규모가 거대하더라고, 그 안에 속해 있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 지 살펴볼 수 있다. 70여개 국가에 체인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 중 하나인 리츠칼튼 호텔. 서비스 업계 최초로 경영 품질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말콤 볼드리지 국가 품질상’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한 청소부의 힘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리츠칼튼 호텔에서 청소부로 일했던 버지니아는 어느 날 회사에서 실시한 품질경영 교육을 들은 후부터 항상 메모를 갖고 다니며 고객에 대한 정보와 개선해야 할 사항 등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고객을 만나더라도 버지니아는 반갑게 인사하였고 고객들은 그런 버지니아에게 깊은 감며을 받았다. 또한 버지니아는 호텔 규칙에 나와 있는 침대보 갈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를 시행하여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었다. 버지니아가 발견한 새로운 침대보 갈기 방식은 곧 바로 전 세계 리츠칼튼 호텔에서 수행되어지게 되었고, 이러한 버지니아의 작은 노력들이 ‘말콤 볼드리지 국가 품질상’ 대상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준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조직을 이루는 한 명의 한 명의 구성원의 힘은 그야말로 막대하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사원의 숫자가 워낙 많기에 개개인의 의견이 본의 아니게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큰 시행착오이다. 어떤 기업이 정말로 성장하고 싶다면, 그 조직 내에 있는 모든 직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어떤 이들보다 조직을 가장 잘 알고 이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은 다른 누구가 아닌 바로 그 조직의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킹핀’속에는 마쓰시타, 애플, 할리 데이비슨 등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며 다양한 성공적 경영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지금의 소위 말하는 대기업들이 어떻게 현재의 위치까지 오게 될 수 있었는지 알게 되어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핵심적인 인물 킹핀을 공략하고, 집중 투자할 핵심 킹핀을 뽑아내라’. 이 책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한 마디의 문구인 것 같다. 다른 타 학교의 학생들에게도 경영학도라면 졸업 전에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일반적인 전공서적 책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그야말로 실제 경영 현장의 사례를 직접 알아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
|
